부고를 받으면 가장 먼저 막히는 것이 얼마를 내야 하나이고, 그다음이 봉투에 뭐라고 쓰나이다. 검색해보면 부의금·조의금·부조금이라는 세 단어가 섞여 나와 더 헷갈린다.
이 글은 그 순서대로 정리했다. 다만 한 가지는 먼저 말해두는 편이 좋겠다. 여기에 적힌 금액은 정답이 아니다. 지역과 집안, 관계에 따라 다르고, 어긋났다고 결례가 되는 것도 아니다.
부의금·조의금·부조금은 무엇이 다른가
일상에서는 섞어 쓰지만 원래 가리키는 범위가 다르다.
| 단어 | 한자 | 범위 |
|---|---|---|
| 부조금 | 扶助金 | 가장 넓다. 경조사 전반에 보태는 돈 — 결혼식 축의금도 부조금이다 |
| 부의금 | 賻儀金 | 상가에 보내는 돈. ‘부(賻)’ 자체가 상가를 돕는다는 뜻이다 |
| 조의금 | 弔意金 | 애도의 뜻을 담아 내는 돈. 실질적으로 부의금과 같게 쓰인다 |
정리하면 부조금이 큰 그릇이고, 그중 장례에 해당하는 것이 부의금·조의금이다. 부의금과 조의금은 어원만 다를 뿐 오늘날 구분 없이 쓰인다.
봉투에 쓸 때는 부의(賻儀)가 가장 무난하다. 뒤에서 다시 다룬다.
얼마를 내야 하나
정해진 규칙은 없지만 통용되는 범위는 있다. 관계의 거리가 기준이다.
| 관계 | 흔한 금액 |
|---|---|
| 얼굴만 아는 사이, 단체로 낼 때 | 3만원 |
| 직장 동료, 친구의 부모상 | 5만원 |
| 가까운 친구, 자주 보는 동료 | 10만원 |
| 친한 친구, 직장 상사·부하 중 각별한 사이 | 10~20만원 |
| 친척, 아주 가까운 사이 | 20만원 이상 |
가장 많이 쓰이는 금액은 5만원이다. 애매하면 5만원으로 하면 큰 문제가 없다.
판단이 어려울 때 기준 두 가지
- 내 경조사에 그 사람이 왔다면 받은 만큼 하는 것이 무난하다. 부조는 원래 주고받는 관계다.
- 조문을 갈 것인가도 변수다. 직접 가서 식사까지 하면 조금 더 하는 것이 일반적이고, 못 가고 마음만 전할 때는 그보다 적어도 된다.
⚠️ 부담이 되는 금액을 억지로 맞출 필요는 없다. 액수보다 조문 자체가 위로라는 점은 대부분의 상주가 같은 마음이다.
왜 홀수로 내나
3만·5만·7만원처럼 홀수를 쓰고 4만·6만·8만원은 잘 쓰지 않는다. 이유는 두 가지다.
- 음양오행에서 홀수를 양(陽)으로 보아 길한 수로 여긴 관습이 남았다
- 4는 죽을 사(死)와 소리가 같아 특히 상가에서 피한다
그런데 10만원은 짝수인데도 널리 쓰인다. 10은 채워진 수(완성수)로 보아 예외로 여기기 때문이다. 20만·30만원도 마찬가지다.
즉 10만원 미만은 홀수, 10만원부터는 10 단위로 기억하면 어긋나지 않는다.
봉투에 무엇을 쓰나
장례식장에 봉투가 비치돼 있고 문구가 인쇄된 경우가 많다. 직접 쓸 때는 이렇게 한다.
앞면 — 가운데에 세로로
다음 중 하나를 쓴다. 한자로 쓰는 것이 관례지만 한글로 써도 결례가 아니다.
- 부의(賻儀) — 가장 널리 쓰인다. 고민되면 이것
- 근조(謹弔) — 삼가 조의를 표한다는 뜻
- 조의(弔意) · 추모(追慕) · 애도(哀悼)
뒷면 — 왼쪽 아래에 세로로
이름을 적는다. 여기가 중요하다. 상주는 나중에 봉투를 보고 누가 왔는지 정리하기 때문이다.
- 이름만 적으면 동명이인이 있을 수 있다 → 소속을 함께 적는다
- 예: ○○회사 영업1팀 홍길동 / △△고등학교 동창 홍길동
- 여러 명이 모아서 낼 때는 ‘○○부서 일동’처럼 적고, 명단은 따로 전달한다
⚠️ 이름을 빠뜨리는 실수가 의외로 많다. 정신없는 상황이라 그렇다. 봉투를 받자마자 뒷면부터 적어두면 안전하다.
돈은 지폐 앞면(인물이 있는 면)이 봉투 앞쪽을 향하게 넣는 것이 관례다. 다만 이 부분까지 살피는 경우는 드물다.
못 갈 때 — 계좌로 보내도 되나
된다. 거리나 일정 때문에 조문을 못 가는 경우가 많아 이제는 자연스러운 방식이 됐다.
- 부고 문자에 계좌가 있으면 그쪽으로 보낸다. 없으면 굳이 물어보지 않는 편이 낫다
- 이체 메모에 반드시 이름과 소속을 남긴다. 봉투 뒷면과 같은 이유다
- 이체만 하고 끝내기보다 짧은 문자 한 통을 함께 보내는 편이 좋다
문구는 길 필요가 없다. “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. 사정이 있어 찾아뵙지 못해 죄송합니다.” 정도면 충분하다.
⚠️ ‘축하’나 이모티콘은 넣지 않는다. 카카오페이 송금 시 기본 테마가 축하 이미지로 설정돼 있는 경우가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.
부의금에 세금이 붙나
결론부터 말하면 일반적인 금액은 세금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. 다만 조건이 붙어 있다.
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35조는 비과세되는 증여재산을 정하면서 이렇게 규정한다.
기념품ㆍ축하금ㆍ부의금 기타 이와 유사한 금품으로서 통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금품
핵심은 “통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”이라는 단서다. 사회통념 범위 안의 부의금은 비과세지만, 그 범위를 크게 벗어난 금액이라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.
일반적인 조문객 입장에서는 신경 쓸 일이 아니다. 다만 거액이 오가거나 부의금을 상속 재산과 섞어 처리하는 경우에는 세무 전문가의 확인을 받는 편이 안전하다.
자주 묻는 질문
회사에서 단체로 낼 때는 얼마씩 하나요?
부서 단위로 모을 때는 1인당 2~3만원 선으로 걷는 경우가 많다. 회사에 경조사 규정이 있으면 그에 따르는 것이 우선이다. 회사 명의로 화환을 보내는 경우 개인 부의금은 별도로 하기도 한다.
부의금 봉투를 안 가져갔는데요?
장례식장 접수대에 봉투가 비치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. 문구도 인쇄돼 있어 이름만 적으면 된다.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고 걱정할 일이 아니다.
조문을 못 가고 부의금만 보내도 실례인가요?
실례가 아니다. 오히려 연락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서운함을 남긴다. 못 가는 사정을 짧게 전하고 마음을 표하면 충분하다.
부의금을 받으면 답례를 해야 하나요?
장례 후 답례 문자를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. 답례품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지만 필수는 아니다. 상주 입장에서는 장례 직후 경황이 없으므로 며칠 지나 정리해서 보내도 결례가 아니다.
홀수가 아니면 정말 안 되나요?
관습일 뿐 규칙이 아니다. 다만 4만원은 피하는 편이 좋다. 굳이 신경 쓰이는 숫자를 고를 이유가 없다.
예절은 지역과 집안에 따라 다르다. 이 글의 내용은 널리 통용되는 기준이며 절대적인 규칙이 아니다.

